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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가장 흔하게 겪는 공포스러운 순간이 있습니다. 전원 버튼을 눌렀는데 본체의 쿨러 소리는 웅장하게 들리지만, 모니터 화면은 깜깜하고 키보드와 마우스의 불빛조차 들어오지 않을 때입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본 대로 메모리(RAM)를 뺐다 꼈는데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면 당황스러움은 배가 됩니다. 오늘은 이러한 '본체만 켜지는 현상'의 정확한 원인과 집에서 시도할 수 있는 확실한 해결 방법을 단계별로 정리해 드립니다.
이야기: 메모리를 닦았는데 왜 더 안 될까요?
🖥️ 검은 화면의 공포 재택근무 중이던 박 대리는 점심을 먹고 와서 마우스를 흔들었지만, 모니터가 켜지지 않았습니다. 본체에서는 '윙~' 하는 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LED 불빛도 들어오는데, 화면에는 '신호 없음(No Signal)'이라는 야속한 문구만 떠 있습니다.
🔧 설상가상, 램 재장착의 실수 급한 마음에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니 "램을 뺐다가 다시 껴보라"는 조언이 많았습니다. 박 대리는 본체를 열고 램을 뺐습니다. 지우개가 없어서 손으로 대충 금속 부분을 쓱쓱 문지르고 다시 꽂았습니다. 기대하며 전원을 켰지만, 아뿔싸! 이제는 아예 키보드와 마우스의 LED 불조차 들어오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모니터만 문제였는데, 이제는 컴퓨터가 완전히 먹통이 된 것 같습니다. 박 대리는 도대체 무엇을 실수한 걸까요?
1. 증상 분석: 컴퓨터의 뇌가 멈췄습니다
많은 분이 "팬이 돌아가니까 컴퓨터는 켜진 것이다"라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쿨러가 돌아가는 것은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는 뜻일 뿐, 컴퓨터의 두뇌인 CPU와 메모리가 정상적으로 작동(부팅)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 Num Lock 테스트로 확인하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키보드입니다.
컴퓨터 전원을 켭니다.
키보드 우측 숫자 패드 위에 있는 Num Lock 버튼을 눌러봅니다.
반응 없음: 버튼을 눌러도 불이 켜지거나 꺼지지 않는다면, 컴퓨터는 부팅 과정 초기에 멈춰버린 것입니다. 이는 90% 이상 메모리(RAM) 접촉 불량이나 메인보드 쇼트 문제입니다.
반응 있음: 불이 깜빡거린다면 본체는 정상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는 모니터 케이블이나 그래픽카드 쪽을 의심해야 합니다.
박 대리의 경우 키보드 반응이 없으므로, PC 내부의 하드웨어적인 통신이 끊긴 상태입니다.
2. 치명적인 실수: 램은 손으로 닦으면 안 됩니다
질문자님의 사례에서 가장 큰 문제는 "지우개가 없어서 손으로 닦았다"는 점입니다.
✋ 손의 유분과 정전기 우리 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유분(기름기)과 땀이 묻어 있습니다. 램의 금속 접촉 부위(골드핑거)를 손으로 문지르면 유막이 형성되어 전기가 통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즉, 접촉 불량을 해결하려다 오히려 접촉을 더 안 되게 코팅해 버린 셈입니다. 또한 손의 미세한 정전기가 반도체 칩에 손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3. 올바른 해결 방법: 지우개 신공과 슬롯 청소
이제 꼬인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당장 편의점이나 문구점에 가서 일반 미술용 지우개를 하나 사 오세요.
🧹 Step 1: 램 클리닝 (가장 중요)
컴퓨터 전원 코드를 완전히 뽑습니다.
램을 다시 분리합니다.
램의 아래쪽 금란(금색 접촉 부분)을 지우개로 빡빡 문지릅니다. 이때 칩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지우개 똥이 남지 않도록 붓이나 안경 닦이로 깨끗하게 털어냅니다. (절대 입으로 불지 마세요. 침이 튀면 부식됩니다.)
🕳️ Step 2: 슬롯 청소와 장착
메인보드의 램이 꽂혀 있던 슬롯 구멍을 붓이나 에어 스프레이로 청소해 먼지를 제거합니다.
램을 꽂을 때는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혹은 양쪽 고정 걸쇠가 완전히 잠길 때까지 강하게 눌러야 합니다. 많은 분이 부서질까 봐 살살 꽂아서 인식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슬롯이 2개 이상이라면, 기존 위치 말고 다른 슬롯에 꽂아보세요.
4. 그래도 안 된다면? 잔류 전원 제거와 그래픽카드
램 청소를 제대로 했는데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 전원 방전 (잔류 전원 제거)
본체 뒷면의 파워 선을 뽑습니다.
전원 코드가 뽑힌 상태에서 본체 앞면의 전원 버튼을 10초~20초간 꾹 누르고 있습니다.
내부에 남아있던 전기가 빠져나가면서 일시적인 오류가 초기화될 수 있습니다.
다시 코드를 꽂고 켜봅니다.
📺 외장 그래픽카드 재장착 만약 외장 그래픽카드를 사용 중이라면, 램과 똑같은 원리로 접촉 불량이 발생했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카드를 빼서 금속 부분을 지우개로 닦고 다시 꽉 끼워보세요. 이때 모니터 케이블은 반드시 메인보드가 아닌 그래픽카드 포트에 연결해야 합니다.
Q&A: 컴퓨터 먹통 현상, 이것이 궁금하다
가장 많이 묻는 질문들을 모아 답변해 드립니다.
Q1. 지우개 대신 물티슈나 알코올 솜으로 닦아도 되나요?
🚫 절대 안 됩니다. 물티슈의 수분은 금속을 부식시킬 수 있고,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전원을 켜면 쇼트(합선)가 나서 부품이 타버릴 수 있습니다. 알코올 솜도 공업용(IPA)이 아닌 일반 소독용은 수분 함량이 높아 위험합니다. 반드시 마른 지우개나 안경 닦이 같은 부드러운 천을 사용하세요.
Q2. 키보드 불은 들어오는데 화면만 안 나와요.
🔌 케이블과 모니터를 의심하세요. Num Lock 키가 잘 작동한다면 본체 부팅은 성공한 것입니다.
모니터 전원 선이 잘 꽂혀 있는지 확인하세요.
모니터와 본체를 연결하는 케이블(HDMI, DP 등)을 뺐다가 다시 꽉 꽂아보세요.
모니터 외부 입력 설정이 올바른지 확인해 보세요.
Q3. 삐- 삐- 하는 비프음이 들려요.
📢 오히려 다행입니다. 소리가 난다는 것은 메인보드가 어디가 아픈지 말해주는 것입니다.
삐- (길게 1번) 삐삐 (짧게 2~3번): 그래픽카드 접촉 불량입니다.
삐- 삐- 삐- (계속 반복): 메모리(램) 접촉 불량입니다. 이 신호에 맞춰 해당 부품을 다시 점검하면 됩니다.
마치며: 하드웨어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컴퓨터가 갑자기 켜지지 않을 때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부품이 고장 난 것이 아니라, 먼지나 습기, 진동으로 인한 단순 접촉 불량인 경우가 80% 이상입니다.
질문자님의 경우 손으로 램을 만진 것이 결정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지우개를 준비해서 램의 접촉면을 깨끗이 닦아내고, 슬롯에 딸깍 소리가 나도록 정확하게 꽂아보세요. 이 과정만으로도 죽었던 컴퓨터가 다시 생생하게 돌아올 것입니다.
지금 바로 지우개를 찾으러 가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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