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5일 토요일

케네스 로고프가 말하는 '달러 이후의 질서': 기축통화의 미래, 디지털 화폐, 그리고 새로운 경제 패권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연코 '미국 달러' 💲입니다. 모든 국제 거래의 중심에 있으며, 전 세계 중앙은행이 가장 신뢰하는 안전 자산이죠.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의 막대한 부채, 지정학적 갈등, 그리고 중국의 부상 등으로 인해 '달러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기로에서, 우리는 세계적인 석학의 통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자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입니다.

​그는 저서 《화폐의 종말(The Curse of Cash)》 등을 통해 화폐의 본질과 미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제시해왔습니다. 그가 말하는 '달러 이후의 질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본 블로그 포스팅에서는 케네스 로고프의 시각을 중심으로 달러의 미래와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경제 질서를 심도 있게 분석해 봅니다.

​1️⃣ '경고'의 경제학자, 케네스 로고프는 누구인가?

​먼저 케네스 로고프가 어떤 인물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단순한 이론 경제학자가 아닙니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2001-2003): 글로벌 금융 위기의 최전선에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직접 다룬 경험이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교수: 현재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저명한 저술가: 카르멘 라인하트와 공저한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지난 800년간의 금융 위기 역사를 분석한 명저로 꼽힙니다. 또한 《화폐의 종말(The Curse of Cash)》에서는 고액권 현금 사용을 줄이고 디지털 화폐로 나아가야 한다는 혁신적인 주장을 펼쳤습니다.

​로고프는 특히 '부채 위기'와 '화폐 시스템' 분야의 최고 권위자입니다. 그가 '달러의 미래'에 대해 경고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게 들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2️⃣ 굳건했던 달러 패권, 무엇이 흔드는가? 📉

​'달러 이후'를 논하기 전에, 현재 달러의 지위를 위협하는 요인들을 짚어봐야 합니다. 로고프 교수가 지적하는 핵심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의 막대한 국가 부채: 📈 미국의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는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달러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가장 큰 내부 위협입니다.

​지정학적 무기화: 🛡️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달러 시스템(SWIFT 망 등)을 제재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많은 국가(특히 중국, 러시아)가 달러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탈달러화(De-dollarization)'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위안화의 도전: 🇨🇳 중국은 세계 최대의 무역 국가로 성장했으며, '일대일로' 사업 등을 통해 위안화 결제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달러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 (디지털 화폐): 💻 과거에는 달러를 대체할 만한 효율적인 결제 시스템이 없었지만, 이제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나 블록체인 기술이 그 대안이 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3️⃣ 로고프의 예측: '달러 이후의 질서'는 다극화다 🌍

​그렇다면 케네스 로고프는 달러가 당장 내일이라도 붕괴한다고 보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로고프는 '달러의 급격한 붕괴'보다는 '점진적인 지위 하락'을 예측합니다. 그가 말하는 '달러 이후의 질서'의 핵심은 '다극 통화 체제(Multipolar Currency System)'로의 전환입니다.

​현재가 달러가 80% 이상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극 체제'였다면, 미래는 달러의 비중이 50% 내외로 줄어들고, 유로(EUR, €)와 위안화(CNY, ¥)가 각각 20~30%의 영향력을 나누어 갖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즉, 달러는 여전히 '동등한 통화 중 첫 번째(first among equals)'로서 가장 중요한 통화로 남겠지만, 유로와 위안화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며 세계 경제를 삼분(三分)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4️⃣ '화폐의 종말'과 디지털 화폐 혁명 🪙

​케네스 로고프가 '달러 이후의 질서'를 논할 때 절대 빼놓지 않는 것이 바로 '디지털 화폐'입니다. 그는 《화폐의 종말》에서 이미 현금, 특히 고액권이 탈세, 뇌물,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현금이 적은 사회(Less-cash society)'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그가 주목하는 것은 비트코인 같은 민간 암호화폐가 아닌,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입니다.

​CBDC의 역할: 각국 정부가 직접 발행하고 보증하는 디지털 화폐는 기존 현금을 대체하며 결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e-CNY): 🇨🇳 로고프는 특히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실험에 주목합니다. 중국이 만약 디지털 위안화를 국제 무역 결제에 성공적으로 도입한다면, 현재의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망을 우회하여 달러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됩니다.

​기술이 패권을 바꾼다: 💡 로고프는 기술 혁신이 기존의 통화 패권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다고 봅니다. 디지털 위안화가 국제 결제에서 편의성과 속도를 무기로 점유율을 높여간다면, 달러의 지위는 생각보다 빠르게 약화될 수 있습니다.

​그는 민간 암호화폐(비트코인 등)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정부의 규제를 피할 수 없고, 극심한 변동성 때문에 '가치 저장 수단'이나 '교환의 매개'로서 국가 통화를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5️⃣ [보충] '달러 이후의 질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예측 앞에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이는 국가적 차원과 개인적 차원에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국가적 대응 (예: 대한민국 🇰🇷)

​통화 스와프 확대: 🤝 달러의 유동성이 불안정해질 경우를 대비해, 다른 주요국(유로존, 일본, 중국 등)과의 통화 스와프를 확대하여 외환 안전망을 튼튼히 해야 합니다.

​원화 국제화 노력: 💼 장기적으로 원화(KRW) 결제 비중을 높이고, 무역에서 자국 통화 사용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형 CBDC 개발: 🏦 한국은행 역시 CBDC 개발에 속도를 내어, 미래 디지털 결제 환경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개인적 대응 (투자 및 자산 관리 📈)

​자산의 다변화 (Diversification): ⚖️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달러 자산에만 '올인'하기보다는, 유로, 엔화, 위안화 등 다른 기축통화나 관련 자산으로 분산 투자가 필요합니다.

​안전 자산의 재조명 (금): 🌟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Gold)'은 특정 국가의 신용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통화 가치가 불안정해지는 시기에 훌륭한 헤지(위험회피)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 🔬 디지털 화폐,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금융 기술의 변화를 꾸준히 학습하고, 변화하는 투자 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6️⃣ [보충] 로고프의 주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 🤔

​물론 케네스 로고프의 주장이 모두에게 동의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달러 이후의 질서'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달러다" (TINA - There Is No Alternative): 🤷‍♂️ 가장 강력한 반론입니다. 현재 달러를 대체할 만한 통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유로(€)의 한계: 유로존은 27개국의 연합체로, 재정 정책이 통일되어 있지 않아 위기 시(PIGS 사태 등) 취약성을 드러냈습니다.

​위안화(¥)의 한계: 중국은 여전히 자본 시장이 통제되어 있고, 통화 정책의 투명성이나 법치주의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부족합니다.

​달러의 압도적인 네트워크 효과: 🌐 전 세계 무역 결제의 대부분, 전 세계 외환 보유고의 대부분이 달러입니다. 이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와 '관성'은 새로운 통화가 자리 잡기 어렵게 만듭니다.

​하지만 로고프는 이러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기술(CBDC)'과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두 가지 변수가 과거와는 다른 속도로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고 재반박합니다.

​7️⃣ '달러 이후의 질서' 관련 Q&A 🙋

​자주 묻는 질문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Q1: 케네스 로고프는 달러가 완전히 붕괴한다고 보나요?

A: 아닙니다. '붕괴(Collapse)'가 아닌 '점진적인 쇠퇴(Gradual Decline)'를 예측합니다. 달러의 영향력은 줄어들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통화로 남을 것이라고 봅니다. '패권의 약화'이지 '패권의 종말'은 아닌 셈입니다.

​Q2: 로고프는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나요?

A: 아니요, 매우 회의적입니다. 그는 비트코인 같은 민간 암호화폐는 정부의 규제, 높은 변동성, 그리고 내재 가치의 불확실성 때문에 국가가 보증하는 법정 화폐를 대체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는 오히려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가 미래 화폐의 중심이 될 것이라 봅니다.

​Q3: '달러 이후의 질서'에서 중국 위안화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A: 로고프는 위안화가 달러, 유로와 함께 미래 통화 시스템의 3대 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특히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e-CNY)'를 통해 국제 결제 시스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시도할 것이며, 이것이 달러 패권에 대한 실질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Q4: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당장 달러 자산을 팔아야 하나요?

A: 그것은 현명한 판단이 아닙니다. 로고프의 예측은 수십 년에 걸친 장기적인 추세에 대한 것입니다. 달러는 여전히 가장 강력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기축통화입니다. 핵심은 '몰빵'이 아닌 '분산'입니다. 달러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되, 유로나 금, 혹은 다른 자산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자산 배분' 전략이 필요합니다.

​결론: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

​케네스 로고프가 제시하는 '달러 이후의 질서'는 우리에게 '종말'의 공포가 아닌 '변화'에 대한 준비를 촉구합니다.

​미국 달러가 주도했던 지난 수십 년의 금융 질서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달러-유로-위안화가 경쟁하고 협력하는 '다극 통화 체제'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디지털 화폐(CBDC)'라는 거대한 기술 혁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고 미래의 기회를 포착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입니다. 케네스 로고프의 통찰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경제 질서를 현명하게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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